

전쟁과 분쟁의 역사를 반복하고 있는 21세기의 새로운 10년을 앞두고 우리는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우리는 많은 국가와 지역에서 갈등과 적대로 점철된 냉전시대의 교훈을 얻지 못한 채 여전히 군비증강에 집착하고 있음을 목도합니다. 특히 군사적 패권국가와 이에 추종하는 많은 국가들은 갈등의 근원을 찾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군사력을 동원할 새로운 위협과 적을 찾고, 때로는 군비증강을 정당화하기 위해 위협을 과장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전 세계에 확장되어 있는 군사 네트워크와 수많은 군사기지, 우주의 군사화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방식이 갈등의 예방과 평화적 해결을 가로막는 폐기해야 할 낡은 수단이자, 전 세계적인 군비증강의 악순환만을 가져오는 패착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특히 우리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MD)체제가 우주의 군사화뿐만 아니라 국가 간의 불필요한 군비경쟁과 정치외교적 갈등을 촉발시키고 있음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체코, 폴란드 등 동유럽에 MD를 배치하려는 미국의 계획이 해당 국가들의 강한 반대 여론과 러시아의 반발을 불어와(불러와) ‘제2의 냉전’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미국의 동북아시아 MD 계획 역시 한반도와 동북아의 냉전 청산을 어렵게 하고 해양세력과 대륙세력 사이의 갈등을 촉발할 위험성을 안고 있습니다.특히 동북아에서 미국 주도의 MD구축 계획에 이미 일본과 호주가 동참하고 있고, 한국도 관련 무기체계 도입과 역할 분담을 통해 사실상 MD 참여가 가능해진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중국, 러시아, 북한의 반발을 불어오는 것은 물론 동북아에서의 군비경쟁을 격화시키고 있습니다.
현재 한반도 긴장의 핵심요인이 되고 있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를 둘러싼 갈등 사례만 보더라도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가 결국 분단된 한반도와 동북아에서의 군비경쟁이 낳은 산물이라는 점은 간과된 채, 과장된 위협해석과 안보불안 조장, MD배치 논리가 동원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는 오히려 국가 간의 신뢰회복과 관계정상화 그리고 협력적인 상호군축이 매우 중요하고 시급하다 것을 반증해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MD를 통한 ‘절대안보’의 논리는 매우 공격적인 군사적 논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MD체계가 그 자체로 실효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무모한 계획일 뿐만 아니라,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무한 군비확장의 논리에 근거해 있으며, 오로지 군산복합체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것이 경제위기, 민생위기, 환경위기로 고통받고 있는 수많은 시민들의 복지와 삶의 질 향상에 투여될 소중한 자원을 희생시키고 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지금 전 세계 많은 국가들과 주민들은 경제위기와 기후변화로 홍역을 앓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는 각국이 소모적인 군비경쟁을 중단하고, 경제위기와 기후변화로 치명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시민들의 생존 문제에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MD를 비롯한 불필요하고 공격적인 무기개발 및 배치 계획부터 철회되어야 합니다. 개인과 공동체의 안보를 등한시하는 국가안보는 무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우리는 한반도와 동북아 그리고 국제사회 평화를 저해하는 MD구축과 군비경쟁을 중단시키기 위한 공동행동을 결의합니다. 우리는 MD의 허구성과 그것이 낳고 있는 심각한 군비경쟁과 갈등의 폐해를 알려나갈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장에서부터 군사적 대응 대신 갈등예방과 평화공존을 위한 새로운 평화적 메커니즘을 만들어가는 데 노력할 것임을 다짐합니다. 다가올 새로운 10년이 낡은 군사 패러다임을 극복하는 전환의 시기가 되도록 우리의 소임과 역할을 다할 것임을 선언합니다.
2009년 4월 18일 참가자 일동















